레고, 상상력을 팔다 / 김민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 한 '레고, 상상력을 팔다' 를 읽었습니다.
레고 장난감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것 같은데요. 저 역시 어릴 적 레고를 좋아했고 현재도 프라모델이 취미라서 그런지 장난감 관련 책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게 됩니다. 어떻게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끔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레고라는 브랜드의 역사와 레고 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성공 요인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레고의 100년의 역사
먼저 레고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기재가 되어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레고 회사 창업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은 1916년 25세의 나이로 덴마크의 소도시 빌룬의 작은 가구 목공소를 인수하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옷장과 서랍장, 창문 등등을 제작하였는데 1924년 잘 운영하던 목공소에 큰불이 나고 좌절을 겪지만 은행 대출을 받아 새롭게 다시 목공소를 지어 운영하게 됩니다.
1932년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다리미 판, 사다리, 의자 등등 소형 가구를 생산하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닥쳐 2차 위기를 맞이합니다. 목공 제품이 잘 팔리지 않자 남은 자투리 나뭇조각으로 인형의 집, 미니 사다리 등 소형 장난감을 만들게 되었고 이것이 그가 만든 최초의 장난감이 됩니다.
이후 자신이 직접 제작한 장난감들을 차에 싣고 전역을 돌며 행상처럼 판매를 하게 되었고 점차 구매자의 취향에 맞춰 모델도 늘어나고 판매 품목이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당시 인기가 높았던 요요를 만들어 큰 수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요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고 수요도 줄어들게 되고 재고가 많이 남게 되자 요요를 반으로 쪼개서 장난감 트럭의 바퀴로 사용하여 또 하나 빅 히트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연달아 히트 상품을 만들게 되어 매출이 점차 늘게 되고 안정선에 들어가게 됩니다.
올레에게는 아들 네 명과 딸이 있었는데, 자식들이 성장하자 올레는 자신과 같이 목공소 일을 배우게 하고 같이 사업을 꾸려 나가길 바랐습니다. 자식들과 사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목공소가 아닌 다른 브랜드 이름을 새로 정하게 되고 그렇게 새롭게 지은 이름이 지금의 잘 놀다 라는 뜻의 '레고'라는 브랜드 명이 탄생합니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leg godt, 즉 ‘잘 놀다’라는 말의 첫음절을 합쳐 놓은 것이었다. 매우 쉬워서 기억하기 좋은 이름이었다. 이때부터 이 목공소의 모든 제품들에는 고무도장으로 찍은 LEGO 상표가 붙게 되었다. 그런데 레고라는 말이 라틴어로 ‘나는 모은다’,‘나는 조립한다’라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 P. 21
매출이 점점 늘어나고 자금의 여유가 생기자 올레는 나무 대신 합성수지 소재로 장난감을 만드는데 관심을 갖게 됩니다. 1947년 올레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플라스틱 사출성형기를 구입하게 되고 누구나 분해하고 다시 조립할 수 있는 구조의 장난감 트랙터를 개발하게 됩니다. 이 장난감은 대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의 레고를 있게 밑바탕을 마련해 준 상품이 됩니다. 1949년부터 레고는 올레의 아들 고트프레드와 함께 손쉽게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는 지금의 블럭 형태의 브릭을 만들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성장하게 됩니다.
레고는 브릭을 이용하여 시티 세트, 중세 시대 캐슬 세트 등등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하였고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영국 등등 유럽과 미국, 아시아까지 해외 진출에도 성공하는 쾌거를 누리게 됩니다. 레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인기 있는 레고 모델을 전시할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테마파크로 성장한 레고 랜드입니다. 덴마크 빌룬에 위치한 최초의 레고 랜드는 레고의 인기에 힘입어 1990년대 초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 유치를 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전 세계 곳곳에 건설되고 있고 우리나라 강원도 춘천에도 준공되었습니다.
레고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
언제나 전성기를 누릴 것 같았던 레고에게도 2003년 사상 최대의 적자와 함께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발전된 디지털 기술로 인해 비디오 게임, PC 게임이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조립식 장난감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저가 중국산의 짝퉁으로 인한 수익 악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출산율 감소 인해 어린이 고객층 축소 등등 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레고 그룹의 가장 큰 위기의 이유는 내부적으로 있었습니다. 무리한 사업 다각화와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공허한 혁신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과감한 혁신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레고
다시 기본으로 (Back to Basic)
레고 그룹은 생존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웁니다. 먼저 생존을 위해 과감하게 인원 축소와 레고 랜드를 포함한 자산 매각, 그리고 여태까지 이어오던 가문의 경영인을 최대 주주로 보직을 변경하고 젊은 전문 경영인으로 CEO를 아예 교체해 버렸습니다.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경영 전략을 앞세워 그동안 투자했던 핵심 사업 외의 영화, 게임, 등등 사업에서는 모두 발을 빼고 오로지 고전 레고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고전 조립의 전통을 살리면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용시켜 새로운 전략을 세웁니다.
과거 10~20대 시절 레고를 접했던 고객층이 성인이 되면서 레고를 멀리하게 되는데 30대에 들어선 고객들에게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전략을 짜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며 문제점 수정 및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등등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전략을 짜게 되면서 레고의 재도약을 이루어냅니다. 재도약을 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신제품 개발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라이선스 제품이 큰 인기를 끌게 되는데요. 영화나 만화 캐릭터를 라이선스 방식을 통해 레고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여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루카스 필름과 계약을 맺어 만든 레고 스타워즈, 그리고 오늘날, 마블 (어벤저스, 아이언맨), DC코믹스 (배트맨, 슈퍼맨), 캐리비안 해적, 반지의 제왕 등으로 이어지기까지 연이어 빅 히트를 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도 스토리를 담은 레고 세트와 요즘 세대에 맞춰 출시된 저도 즐겨했던 레고 비디오 게임 시리즈, 레고 무비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그렇게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레고 그룹은 레고의 타깃 고객층이 점차 확대되어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쭉 이어오고 있습니다.
레고, 상상력을 팔다
저자는 레고 그룹이 다시 성장할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을 10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1. 레고의 심장, 최고의 브릭을 만들어라
2. 상상력을 북돋고 실패를 용인하라
3. 테마와 스토리로 연결되는 제품을 창조하라
4. 남들과 다른 마케팅으로 승부하라
5. 전 세계 어린이를 레고 팬으로 만들어라
6. 누구든지 레고를 느끼고 체험하게 만들어라
7. 위기 덕분에 성장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라
8. 레고의 열광적인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라
9. 튼튼한 기업 지배 구조를 확립하라
10. 공동체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어라
레고 마인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역시 상상력이다. 우리의 한계는 돈도 아니고 기술도 아니고 자원도 아니다. 상상력의 한계 때문에 우리의 삶, 기업의 한계가 정해진다. 성공하는 기업 레고의 원동력은 기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멈추지 않는 상상력에 있다.
-P. 14
100년간 이어진 레고 그룹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과거 구닥다리 경영 방식은 버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책 속의 말처럼 이제 상상력을 팔 때라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달라질 세계를 맞이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 역시 달라질 때라고 생각이 듭니다. 마니아와 키덜트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 레고가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기업 마인드와 레고의 역사, 경영 전략, 마케팅 등등 레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이나 창업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경영, 마케팅 개발서로서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