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자 그를 원작으로 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 한 한국 멜로 영화 '조제' 를 감상했습니다. 2020년 12월에 개봉되었던 영화로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등 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작품입니다. 최근 다시 읽어 본 원작 소설을 보고 해당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요. 원작과 다르게 한국적으로 각색하여 재탄생된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원작 영화가 워낙 유명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느낌의 영화였기에 그걸 기대하고 감상한 관객들에게는 무겁게 각색된 영화 '조제'를 보고 실망하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좀 더 진한 울림을 주었던 한국의 '조제'가 더 좋았습니다.
줄거리
자신을 ‘조제’로 불러달라는 그녀
처음 만난 그날부터 ‘조제’는 ‘영석’에게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남는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곳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조제’.
우연히 만난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영석’은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랑이 설레는 한편 가슴 아픈 조제는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을 밀어내는데...
기억할 거야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출처: 영화 시놉시스
감상 후기
원작의 주인공은 20대였지만 이 영화에서의 조제는 30대 중반의 영석보다 연상으로 그려집니다. 그 세월만큼 좀 더 오랫동안 고립 된 채 살아왔을 것이며 좀 더 상처가 깊어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원작보다 어둡고 쓸쓸하게 비쳤을 거고요. 깊은 상처만큼 조제가 영석을 만나 치유하게 되는 과정에서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석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스스로를 용서하고 사랑을 하게 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이 영화에서 주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또한 새롭게 각색을 하면서 한국의 씁쓸한 현실을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영석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를 하며 아르바이트를 이어오고 있는 취업준비생의 불안한 미래를 담기도 했고 한국에서 장애인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불편한 현실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영상미도 돋보였습니다. 한국적인 낡은 집이나 오래된 골목 및 동네를 배경 삼아 최대한 한국적인 느낌을 내려한 모습이 엿보였고 느리지만 차분한 영화의 여백을 살리고 따뜻한 톤의 감각적인 영상미가 좋았습니다. 수족관과 놀이공원에서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네요.
한지민 배우와 남주혁의 배우의 연기도 인상 깊습니다. 이미 드라마'눈이 부시게'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이 영화에서도 두 사람은 잘 어울렸는데요. 몸이 불편하여 세상과 단절하였지만 서서히 사랑을 알게 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연기 한 한지민 배우와 평범한 대학생에서 조제를 만나 사랑을 알게 되고 성장해 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남주혁 배우의 연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두 배우의 내면 연기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네요.
비록 원작과는 많이 멀어진 영화로 저평가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해석으로 일본 영화와는 다른 여운을 줘서 저는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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