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의 누아르 소설 '블러드 온 스노우' 를 읽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바로 빌려 보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노르웨이 오슬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춥고 고독한 분위기를 풍기는 진한 누아르 물로 일명 벽돌 책이라 불릴 만큼 500 페이지 가뿐히 넘기는 두꺼운 전작들과 달리 200 페이지 정도에 불과한 얇은 분량의 소설이었는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1975년의 오슬로를 살아가는 주인공 ‘올라브 요한센’.
마음의 문을 닫고 철저히 혼자가 된 그는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인다. 흔히들 말하는 ‘킬러’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의 삶은 신경 써주는 사람 하나 없으며 잃을 것도 없어 고독으로 가득하지만, 그는 그런 자신의 인생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보스가 그를 불러 새로운 살인을 지시한다.
자신의 아내를 죽여달라는 것.
올라브는 건너편 호텔방에 숨어 그녀를 감시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어쩌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이제 그는 결정해야 한다. 누구를 죽일지, 그리고 누구를 살려둘지.
출처: 출판사 책 소개
탐욕은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과 같아서
한쪽 길이 막히면 그저 새 길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자신의 아내를 죽이라는 보스의 명령을 거역하고 보스의 아내를 사랑하게 된 킬러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달콤한 인생'이나 기타 누아르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소재의 이야기이죠. 진부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끌릴만한 소재이고 수컷 냄새 풀풀 풍기는 진한 낭만과 로맨스를 글로만 보아도 느껴지는 추운 오슬로를 배경으로 정말 멋지게 펼쳐집니다.
보스의 아내를 사랑한 킬러... 이 한 문장 만으로도 느낌이 팍 오지 않으신가요?
저자 요 네스뵈는 인터뷰에서 1970년대의 낭만적이면서도 음울한 정서에 오랫동안 젖어있었다고 합니다. 냉전의 기운이 남아있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대부 외 여러 영화, 소설에 강한 매력을 느꼈고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도 1970년대의 자신이 태어난 노르웨이 오슬로의 음울한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놀랍게도 미국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12시간 만에 완성한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더 작가의 필력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쓴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잘 짜인 상황과 이야기, 그리고 예상 못 한 반전도 선사합니다. 진한 남자의 감성을 느끼시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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