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 한 테일러 쉐리던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을 감상했습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21년 개봉작으로 트라우마를 간직한 소방관이 우연히 암살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소년을 보호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액션 스릴러물입니다. 전에 포스팅했던 윈드 리버를 이은 두 번째 장편인데 데뷔작 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안젤리나 졸리, 니콜라스 홀트 등 배우들의 연기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줄거리
한 소년(코너)이 아버지와 함께 정체불명의 두 암살자에게 쫓기며 시작된다. 소년의 아버지는 어떤 정치적 음모 혹은 범죄에 연루된 정보를 알고 있고, 이를 폭로하려 하자 두 명의 킬러에 의해 살해당한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코너는 숲을 헤매다 소방대원인 한나(안젤리나 졸리)와 조우하게 되고, 그녀는 아이를 보호하며 진실을 밝히려는 여정에 함께한다. 동시에 이들을 쫓는 살인자들과 자연의 재난인 산불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면서, 인간과 자연, 선과 악,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책임이 얽힌 복합적인 드라마가 전개된다.
감상 후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냉정하고 사실적인 연출을 이어갑니다. 감정적인 장면도 절제되게 그려지며, 과장된 액션이나 감성적 클리셰에서 벗어나고 차가운 현실감과 느리지만 치밀한 서사 전개가 돋보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몬태나의 산맥, 숲, 자연을 그저 배경으로 활용하지 않고 숲의 어두운 그림자, 푸르름 속의 긴장, 불길이 휩쓸고 가는 장면 등은 마치 자연 자체가 캐릭터인 것처럼 존재감을 갖습니다. 특히 실제 산불 장면은 C.G 가 아닌 실제 산불을 만들어 촬영 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고 불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물들의 인간 본성을 잘 표현했습니다.
영화 제목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데 단순히 주인공을 죽이려는 자들이라는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세상에서 버림받고, 죄책감 속에서 스스로를 벌주고 싶은 이들의 내면을 반영합니다. 한나는 과거의 실수로 인해 ‘자신이 죽어야 마땅하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그녀가 코너를 구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그 감정은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구원의 가능성으로 변모합니다. 이런 점에서 전작 윈드 리버의 '코리' 를 떠올리게 하네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지만 단순 추격 스릴러물이 아닌 감독 특유의 인간 심리와 죄책감, 구원의 딜레마를 다루고 있고 배우 안젤리니 졸리 커리어에서도 의미 있는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스릴러물로서도 킬러들과 쫓고 쫓기는 긴장감 있는 연출이 좋았다 생각이 들고 리얼한 산불 현장을 담아낸 영화라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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