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과 사랑을 찾기 위한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를 읽었습니다. 2006년 3월에 최초 발간되었으며 세계 40개의 언어로 번역 출판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베스트셀러 에세이입니다. 2010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당시 호기심에 구매했었던 책입니다. 당시에는 영 와닿지 않고 잘 읽히지도 않아서 그냥 책장에 꽂아 두었던 책이었는데 최근 다시 꺼내보며 읽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40대가 되어서 인지 처음 읽었을 때와 달리 확실히 와닿는 점도 많았고 온전히 나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저자 여정을 쫓아가 보면서 느낀 점도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던 참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여성의 입장과 시선에서 바라본 여행기였지만 성별을 떠나서 누구나 공감하고 행복을 누리며 꿈꿀 수 있는 책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더 이상 이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싶지 않아.이 커다란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아이도 낳고 싶지 않아.
에세이이지만 소설 같았던 이 이야기는 미국 코네티컷 출신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길버트' 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결혼 생활 6년째, 당시 서른 한살이였던 그녀는 욕실 바닥에 엎드려 절망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여성이었고 뉴욕 교외에 위치한 큰 저택에 거주하며 결혼 생활도 순탄하게 이어 가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였던 그녀는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았고 불행에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되었고 힘든 이혼 과정과 심각한 우울증, 사랑하던 연인과의 연애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더욱 깊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계속 불행한 삶이 이어질 거란 생각에 자신이 진정 누구이고,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행복을 찾기 위해 홀로 일 년간의 여행을 떠나 삶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균형 잡힌 삶을 설계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저자는 세 나라를 여행하기로 결심하고 직장과 재산도 포기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탐구하는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책 속에서 동양 철학이나 불교, 힌두교 등의 종교에서 상서로운 숫자로 간주되고 염주알도 108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3의 배수로 삼위일체를 이루는 궁극의 균형을 상징하는 숫자 '108'의 의미처럼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108개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1. 이탈리아 / 섹시한 로마의 아름다움에 탐닉하다.
첫 번째 여행지는 아름다운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위해 로마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황폐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달콤한 여행을 즐깁니다. 이탈리아에서 순수하게 즐거운 쾌락만을 추구하는 여행을 하며 무려 12 kg이나 늘어난 몸무게만큼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넓히게 됩니다.
2. 인도 / 명상 동굴 여전사로서 신을 찾다.
다음 여행지는 인도의 아쉬람. 여행 전 지인 소개로 만난 '구루' (힌두교에서 스승을 가리키는 말)가 인도에 있는 그녀의 아쉬람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어 그곳으로 떠나게 되었고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과 명상을 통해 자신만의 신을 찾게 되고 자기 자신과 진정한 대화를 하게 됩니다.
3. 인도네시아 / 내 몸에 완벽한 사랑을 만나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는 인도네시아. 궁극적인 목표인 인생의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리의 9대 주술사를 만나 그에게서 마음으로 웃는 법을 배웠고 자신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맞는 사랑을 만나며 마침내 행복을 찾게 됩니다.
나는 세계를 한 바퀴 돌았고, 이혼을 마무리 지었으며, 데이비드와의 최후의 작별에서도 살아남았고, 기분을 바꿔주는 약물을 내 몸에서 몰아냈으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인도에서 몇 차례의 잊지 못할 순간을 통해 신의 손바닥에도 앉아보고, 인도네시아 주술사 밑에서 공부하고, 절실하게 살 곳이 필요했던 한 가족을 위해 집도 사주었다.
나는 행복하고, 건강하며, 균형 잡혀 있었다.
- 마지막 108번째 이야기 중에서
어쩌면 저자는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유별나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표현을 못 해도 누구나 가슴속에 내가 정말 행복한가? 삶의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행복을 찾고 싶은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눈앞에 현실에 타협하며 살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용기 있는 선택은 대단합니다. 자신이 일궈낸 재산과 커리어를 뒤로하고 순수하게 자신만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그만큼 저자는 심적으로 많은 아픔을 겪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행복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솔직하고 진실되게 감정을 표현하였고 매혹적이며 유머러스한 문체와 필력으로 독자들에게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게 해 줍니다. 책을 읽다 보면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도 일어나고 아픔을 공감하였으며 비록 당장 떠나지 못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균형 잡힌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마련해 줬습니다.
관광 명소는 젖혀두고 온전히 자신의 자아와 마음의 균형을 찾는데 집중한 여행기이자 행복 찾기 안내서입니다. 일상에 지치신 분들이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의문점이 드신다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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