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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by 디케이84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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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멘트' 를 읽었습니다.

평소 이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고 있는데 이번 모멘트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제법 두꺼웠던 이 책의 인상적인 표지는 벽을 사이에 두고 남녀가 서로 등을 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보니 예전 냉전시대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더군요, 이루어질 수 없는 뻔한 사랑 이야기를 예상했지만 역시 제가 좋아하는 작가답게 반전도 있고 소설의 배경이 된 당시 독일의 상황을 생생하게 잘 표현하여 거의 600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금방 읽었습니다.


줄거리

토마스는 과거 분단국가였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여행 관련 책을 집필하기 위해 서 베를린으로 떠나게 된다. 그전까지 진정한 사랑을 못 만났던 토마스는 그곳에서 첫눈에 반해 버린 운명적인 동베를린 출신의 여인 '페트라' 를 만나게 된다.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 토마스와 페트라는 급격히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미국 정보국 요원을 통해 페트라가 동독 비밀 스파이라는 걸 알게 된 토마스는 현실을 부정하지만 현장에서 페트라의 비밀스러운 행동을 목격하게 되고 강한 배신감에 크게 분노하게 된다. 페트라는 토마스에게 미쳐 말 못할 사정이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울면서 애원하지만 토마스는 페트라에게 등을 돌리고 미국 정보국에 페트라를 넘기게 된다. 평생 한번 만나기도 힘들다는 운명적인 사랑 앞에 토마스는 자신을 속였다는 모멸감과 상처받은 자신만을 생각하며 페트라의 이야기를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떠나보낸다.

뒤늦게 토마스는 놓쳐버린 사랑에 후회하게 된다. 비록 자신을 속였지만 자신이 느꼈던 사랑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그녀의 마지막 해명의 기회조차 주지 못한 자신을 한탄하며 순간의 실수로 사라져 버린 행복에 가슴이 아픈 나날을 보내게 된다.

 

20년이 흐른 뒤 중년의 토마스 앞으로 당시 페트라가 작성한 노트가 도착한다.
그녀가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던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노트...


 

책 제목 모멘트를 번역하면 '순간' 입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의 삶이 만들어진다는 걸 슬픈 사랑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엇갈리는 운명, 상처받을까 두려워 등을 돌리고 슬픔을 선택한 남자의 삶은 후회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순간순간이지만 돌아보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 지나친 순간들을 돌아보게 만들어준 슬프지만 고마운 소설이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찾고자
애쓰는 걸 한때는 찾았다.

그런데 그 모두를 잃어버렸고....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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