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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 오쿠다 히데오

by 디케이84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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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꿈의 도시' 를 읽었습니다.

 

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유메노' 라는 가상의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사는 게 팍팍한 다섯 주인공들의 이야기가담겨 있는 소설입니다. 전에 읽은 동일 작가의 소설 '최악'과 마찬가지로 제법 두꺼운 소설이고 여러 인물들의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 비슷한 느낌을 받은 소설이었습니다. 결말은 좀 아쉬웠지만 작가의 특기라고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연관성은 전혀 없지만 갈수록 미묘하게 얽히게 되는 이야기가 꽤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최악 / 오쿠다 히데오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최악' 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6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마력의 소설인데요. 과거 20대 시절 일본 소설에 한참 빠져 있을 때

dg84.tistory.com

 


줄거리

아이하라 도모노리 _ 32세

시청에서 생활보호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공무원.

어떻게든 생활보호 대상자 수를 줄이는 것이 임무다.

갖은 방법으로 생활보호 대상에서 제외했던 할머니가 얼어 죽게 되면서 난관에 봉착한다.

구보 후미에 _ 17세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어떻게든 유메노를 떠나고 싶은 여고 2학년 생.

어느 날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납치된다.

가토 유야 _ 23세

폭주족 출신으로, 노인들만 사는 집을 골라 누전 차단기를 교체해 주고 엄청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세일즈맨.

​이혼한 전처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누락되면서 갓난쟁이 아들을 떠맡아 기르게 된다.

호리베 다에코 _ 48세

유메노의 유일한 복합 상업시설 ‘드림타운’에서 소매치기를 잡아내는 보안요원으로,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는 중년의 이혼녀.

​사이비 종교 간 세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안정된 직장을 잃고 만다.

야마모토 준이치 _ 45세

어떻게든 큰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유메노 시의원.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리더를 설득하기 위해 야쿠자 형제와 결탁하지만, 그들이 리더를 납치하면서 곤경에 처한다.

출처: 출판사 책 소개


"평소에는 울긋불긋 요란하던 간판들도 춥고 흐린 날씨 때문인지 모두 다 회색으로 보였다.
그건 마치 이 도시의 색깔인 것만 같았다."


제목만 보고 밝은 소설인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우울한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참... 

위 마지막 엔딩 문구처럼 전체적인 분위기가 회색빛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오쿠다 히데오만의 유쾌함과 우울한 매력이 잘 표현된 소설이었습니다.

최악의 놓인 상황들에서 펼쳐지는 사실적인 캐릭터 묘사, 심리 묘사, 그리고 몰입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텔링, 저처럼 오쿠다 히데오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은 만한 소설이었습니다. 거기에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습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떠난 지방에는 노인들만 남게 되고 그런 노인들을 이용하는 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 대기업의 횡포로 소시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그로 인한 젊은 주부들은 매춘을 일삼고 가정 폭력에 은둔형 외톨이, 정치권 세습, 거기다 사이비 종교 문제까지... 진짜 거침없이 비판을 하더군요.

"지방에 가면 똑같은 풍경을 본다. 시장 경제가 널리 퍼져 지방은 붕괴됐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에 휘둘려 특색이란 게 없어져 버렸다. 일본은 이제야 시장 경제에서 떨어져 나간 약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_ 오쿠다 히데오


이 소설은 약 15년 전에 발표한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나아진 세상이라 생각은 들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문제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본 사회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문제점들이 존재하기에 공감 가는 부분들도 많았고 일본은 가깝지만 여러모로우리와 다른 점이 참 많구나 싶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소설 '꿈의 도시'는 다 좋은데 중간에 갑자기 끝나 버린 느낌이 들어 맥이 탁 풀려버렸습니다. 그 점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그것 말고는 600 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소설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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