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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by 디케이84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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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무더위에 읽기 딱 좋은 일본 호러 소설 '보기왕이 온다' 를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진짜 무서운 소설을 읽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무서웠던 기시 유스케의 소설 검은 집 이후로 제대로 된 일본 호러 소설을 접한 것 같네요. 읽는 내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무서웠고 스토리나 구성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서 굉장히 재밌게 읽은 소설입니다.


줄거리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다하라 히데키와 가나. 어느 날 히데키의 회사에 치사의 일로 볼일이 있다며 손님이 찾아온다. 배 속에 있는 소중한 아이 치사, 아직 아무에게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게다가 손님의 방문을 알려준 후배 다카나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

이후에도 이상한 전화나 메일이 오는 등 괴이한 일이 반복되자 히데키는 어렸을 적 자신을 찾아왔던 ‘보기왕’이라는 괴물을 떠올린다. 소름 끼치는 괴물 보기왕, 하지만 어떻게 생겼는지도,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그 괴물이 왜 이제 와서 나를 만나러 오는 걸까. 보기왕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고, 히데키의 아내와 딸의 이름까지 언급하면서 그를 점점 공포의 지옥으로 밀어 넣는다.

히데키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민속학 준교수인 옛 친구의 도움을 받아 초자연 현상에 관한 글을 쓰는 오컬트 작가 노자키를 만난다. 노자키는 히데키에게 필요한 것이 주술과 퇴마라는 사실을 깨닫고 히가 마코토라는 영매사를 소개해준다. 하지만 그녀는 보기왕이 사람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한 존재이며, 부인과 아이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대책을 내놓는다. 그 후 노자키와 마코토는 조사를 겸해 일주일에 한 번씩 히데키 부부의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그리고 히데키의 집을 찾은 어느 날, 마코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것’이 너무나 끔찍한 존재임을 감지한다. 멀리 떨어져 있던 ‘보기왕’이 지금 바로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출처: 출판사 책 소개


 

어느 평범한 가정에 어느 날, 정체불명의 괴물 보기왕이 찾아오면서 일상을 깨트리고 그 안에 뒤틀린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보기왕?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제목을 보고 생소한 단어에 의아했습니다. 멀 본다는 거지? 보는 걸 잘하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도 잠시 초반부터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만큼의 공포감을 선사합니다. 90년대 유행했던 공포특급? 이런 유의 호러 소설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그 시절에 읽었던 호러 소설의 느낌이 나서 한 편으로는 반가웠고 제가 주로 책을 늦은 밤 잠들기 전에 읽는 편이라 공포감이 극에 달하더군요.

 

소설의 구성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의 화자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직장인 히데키가 화자이고 2장에서는 히데키의 아내 가나, 3장은 오컬트 작가인 노자키가 화자로 등장합니다. 각기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 상황과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 전개가 좋았고 겉으로는 몰랐던 등장인물의 심리와 속 사정도 알아가는 반전의 재미도 있었고 보기왕의 정체가 궁금하여 끝까지 책을 손에 놓지 못하게 만드는 저에게는 몰입감 최고의 소설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때 교실 뒤 책장에 꽂혀 있던 『공포 원령 대백과』를 읽고 1년 가까이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했습니다. 당시엔 14층에 살고 있어서 친구가 함께 타주기까지 했지요. 계단은 길기도 했고 ‘위에서 뭔가가 내려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이토 군, 그때는 미안했어. 그런 제가 반세기 후에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자’고 마음먹고, 실제로 쓰기 시작하고, 어떻게 끝을 맺고, 게다가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 응모해, 대상을 받게 될 줄이야.”

당선 소감 중에서, 작가 사와무라 이치

 

소설 '보기왕이 온다' 는 영화화되어 개봉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설이고 2015년 제22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로 대상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게 된 '사와무라 이치' 라는 작가이며 1979년 일본 오사카 출생입니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 입사하였고 2012년에 출판사를 그만두고 직접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괴담이나 호러물을 좋아해서 그런 작품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보고 들었으며 이를 계기로 자연스레 공포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일본 토속적인 괴담이나 저주, 오컬트적인 요소의 많이 녹아있습니다. 또한 등장인물들과 보기왕의 심리 싸움이라든지 이빨을 드러낸 보기왕의 생생한 표현, 영화를 보는듯한 무녀와의 치열한 대결 신 등등 첫 장편 소설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필력이 대단했고 구성도 좋았으며 표현력도 대단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무서운 소설 찾으신다면 이 작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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