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를 인도하는 사신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소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을 읽었습니다.
감성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소설로 삽화가 들어가는 라이트 노벨은 아니지만 책 표지나 내용은 라이트 노벨을 연상케 하는 소설입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어느 날 사신 알바를 제안을 받게 된 고등학교 남학생이 이생을 떠도는 다양한 사자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에 대한 해답을 찾고 소중한 것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소설로 누구나 쉽게 읽고 즐길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줄거리
어느 날,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는 동급생 하나모리 유키에게서 ‘사신’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사신’은 미련이 남아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死者)’의 소원을 들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일을 한다.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사쿠라는 의심을 품지만 ‘근무 기간을 채우면 어떤 소원이든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로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틀어진 동생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연을 끊고 사회의 불합리함을 저주하던 중년 남자, 남편의 사랑을 원했지만 아이만을 낳길 종용당한 아내, 그리고 어머니에게 계속 학대를 당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갈구한 소녀 등등. 너무할 정도로 안타까운 절망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자’들...
추가시간이라는 죽음 이후의 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찾아온 사람은 마찬가지로 절망과 체념을 안고 살아가는 고교생 사쿠라 신지였다. 돈에 쪼들려 시급 300엔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쿠라 신지와, 그의 반 친구이자 동료인 하나모리 유키. 두 사람은 사신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계기로 만나게 되는데 하나모리는 사쿠라에게 짓궂은 농담을 건네며 놀리는 데 희열을 느낀다. 처음에 사쿠라는 그녀의 너무나 해맑은 천진난만함을 맞닥뜨리고 어이없어했지만 점차 하나모리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녀의 숨겨진 비밀에 다가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죽음과의 교류를 거듭하면서 인생의 해답에 도달한다.
출처: 출판사 책 소개
책을 읽고 저자가 궁금하여 검색을 좀 해봤는데 사진 한 장 찾아볼 수 없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그리고 연령도 모르는 베일에 가려진 작가입니다. 검색하면서 알게 된 정보는 이 소설의 저자 '후지마루'는 2013년,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로 데뷔하여 제19회 전격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합니다. (전격소설대상은 라이트 노벨 전문 출판사 가도카와의 브랜드인 아스키 미디어워크스에서 1994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시상식이라고 하네요.)
데뷔작인 위 소설 이후, 라이트 노벨 작가의 길로 가지 않고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을 출간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출간 즉시 20만 부가 팔렸고 이 소설로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된 작가라고 하네요. 그 외 아무런 정보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작가는 또 처음이네요. 다른 건 몰라도 소설 집필은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한다.
언제나 잃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 P.42
조건 없는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만의 인생과 욕심을 가지고 있다.
- P. 168
이 세상은 잔혹하다. 그래도 여기저기에 행복의 씨앗이 떨어져 있다. 그 씨앗을 싹 틔워 한없이 퍼뜨려나간다.
그게 바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이다.
- P. 318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라이트 한 소설입니다. 라이트 노벨은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그쪽 분야로 데뷔했던 작가였던 만큼 비슷한 형식으로 집필한 듯 보입니다. 삶에 대한 의욕도 없고 생활고에 시달렸던 주인공이 사신 알바를 시작하고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이 이야기는 진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어디선가 읽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너의 이름은' 같은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마지막에 여운도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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