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홀레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요 네스뵈 작가의 '바퀴벌레' 를 읽었습니다.
아쉬웠던 작가의 데뷔작이자 전작 '박쥐'에 비해 잘 정리된 느낌을 받았고 완성도도 높아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읽으며 소설의 배경인 태국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높은 습도의 찝찝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겨울인데도 여름의 땀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작가의 향상된 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현지 태국 방콕에 머물며 집필한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태국의 감춰진 이면들과 극심한 교통 체증, 성문화 등등 현지의 리얼함을 잘 담아낸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박쥐 / 요 네스뵈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소설 '박쥐' 를 읽었습니다. 작가의 대표 소설이라 할 수 있는 '해리 홀레'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1997년에 발표 된 소설입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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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이면서도 사람들이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장소에 대해 쓰고 싶었다. 파리와 런던, 뉴욕 등 알려진 도시를 제외하고 고민을 거듭하다 마침내 결정한 곳이 방콕이었다. 내게 방콕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며, 완전히 미아가 될 수 있는 장소로 여겨졌다.
-저자 요 네스뵈
줄거리
태국 노르웨이 대사가 방콕 사창가에서 시체로 발견 된 사건이 발생했다. 또다시 국제 사건에 투입하게 된 해리 홀레는 태국 현지 경찰들과 같이 협력하여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살해 당한 대사 가족들과 목격자들을 대면하고 사건을 파고들수록 심상치 않은 사건의 내면과 새로운 인물들이 드러난다. 사건을 대충 덮으려는 윗선을 무시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제목으로 선택한 바퀴벌레는 우리가 가장 협오스럽다고 생각하는 벌레를 방콕 만이 아니고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과 눈에 띄지 않고 숨어 있는 바퀴벌레와 비유한 듯한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마리가 눈에 띄면 그 뒤에는 열 마리가 숨어 있듯이 현재 불안정한 대한민국의 정치와 감춰진 진실과도 일맥상통한 느낌을 받습니다.
해리는 어스름 속에서 무언가 싱크대에서 움직이면서 더듬이 두 개를 이리저리 흔드는 것을 보았다. 바퀴벌레 한 마리. 엄지만 한 크기이고 등에는 주황색 줄이 하나 있었다. 이렇게 생긴 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닌 것 같았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바퀴벌레는 종류가 3천 가지라고 했다. 그리고 바퀴벌레는 누가 다가오는 진동을 듣고 숨어버려서 바퀴벌레 한 마리가 눈에 띄면 적어도 열 마리가 숨어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어디에나 있다는 뜻이었다. 바퀴벌레는 무게가 얼마나 될까? 10그램? 금 간 곳이나 테이블 뒤에 백 마리 넘게 숨어 있다면 방 안에 있는 바퀴벌레가 적어도 1킬로그램은 된다는 뜻이다. p. 113
탁월한 이야기 꾼 요 네스뵈의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작 또한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엄청난 반전은 없었지만 태국 방콕을 배경으로 펼쳐진 분위기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이어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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